설교

믿음(πίστις)이 신뢰(πεποίθησιν)와 결별하는 과정

    믿음(πίστις)과 신뢰(πεποίθησιν)는 본래 뿌리가 같은 어휘다. 그런데 이 ‘믿음’이 ‘신뢰’라는 뿌리에서 완전히 독립하여 결별하는 과정이 보전된 본문이 있다. 그 과정에는 ‘믿음’이 보다 본질적인 명사로 독립하여 ‘칭의’ 라는 개념에 다다르는 과정이 담겼기에 꽤 중요한 장면일 수 있다. 그 장면은 다음 본문에 담겨 있다. 3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고 육체를 ①신뢰하지 아니하는 우리가 곧 할례파라 4 그러나 나도 육체를 ②신뢰할 만하며 만일 누구든지 다른 이가 육체를 ③신뢰할 것이 있는 줄로 생각하면 나는 더욱 그러하리니 5 나는 팔일 만에…

일흔일곱 번(77) 용서해야 하나, 일흔 번씩 일곱 번(490) 용서해야 하나

    이 글은 희년의 본질을 밝히는 글이다. 부활절의 성립은 유월절에 근간을 두고 있지만, 궁극적 실천은 희년(禧年)에 뿌리를 두고 있다. [희년의 범주와 근거] – 매매 된 토지 환원 (레 25:29-34) – 노예의 해방 (레 25:39-41, 47-54) – 부채 면제/ 채권, 채무의 소멸 (신 15:1-3; 레 25:35-37) [희년의 유래 및 취지] – 유배 시대 및 유배 끝에 작성된 사제문헌(P) – 빚으로 종 된 이스라엘의 해방(포로기 체험) – 친족 구조 보호 – 떠나지 않도록 성서에서 표출되는 희년에 대한 기대는 실로 지대한 것이지만…

세족식이 요한복음에만 나오는 이유

    * 다른 복음서에는 세족식이 없다. 세족식은 왜 요한복음에만 있을까?…   매일묵상/ 2016년 3월 24일 목요일   본문: 1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 2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 3 저녁 먹는 중 예수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또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셨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 4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예수님은 왜 유교병(아르토스)을 사용했나?

    성만찬의 제정은 부활절과 직결되어 있다. 예수님이 고난과 죽음으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식사가 곧 성만찬으로서, 기독교 예전의 총아가 되었기 때문이다. 부활절(Easter)이라는 말 자체는 성경 용어는 아니다. 엄밀한 의미에서는 오히려 이교적 양식에 기원을 두고 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이 날은 본디 3세기까지만 해도 파스카(πάσχα/ 유월절)로 불리며 기념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c.f. 고전 5:7; 행 12:3-4; 눅 22:7-20) 그런데 이 유월절 식사인 ‘최후의 만찬’에서 무교병이 아닌 유교병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신학적인 난제로 꼽히는 대목이다. 왜냐하면 무교절 식사와 사실상 병합된 이 유교절 식사에는…

마귀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고 한 이유

    이 글은 공관복음에 기록된 예수께서 받으신 시험 가운데 한 가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는 마귀의 시험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쓴 글이다. 예수께서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다는 본문은 원래 두 줄짜리 간단한 기록이었느나(막 1:12-13)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이에 대해 보다 길고 의미화 된 전승을 택하여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어인일인지 마태와 누가는 예수께서 받으셨다는 이 시험의 순서를 서로 다르게 진술하고 있다. 마태는 1) 돌―떡 2) 성전 꼭대기―뛰어내림 3) 천하 만국― 영광 순으로 되어 있고, 누가는 1) 돌―떡 2) 천하만국―권위와 영광 3) 성전 꼭대기―뛰어내림…

히브리서의 “인카네이션”(化肉)

    내가 가장 싫어 하는 용어는 <순종>이다. <순종>이라는 제목으로 나오는 책들을 혐오하고 그것을 공동구매 시키는 행위도 매우 혐오한다. 그러나 말씀의 영(令)이 있어 이 글을 남겨야겠다. 히브리서 10장 5절 이하에 보면 이런 대목이 나온다. “제사와 예물을 원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나를 위하여 한 몸을 예비하셨도다>…” 이것은 시편 40편 6절 이하를 인용한 것이다. 그런데 시편에는 정작 이렇다. “주께서 <내 귀를 통하여 내게 들려주시기를> 제사와 예물을 기뻐하지 아니하시며…” <내 귀를 통하여 내게 들려주시기를> 부분이 <오직 나를 위하여 한 몸을 예비하셨도다>로 변한 것이다. 특히…

칭의―‘새 관점’으로 둔갑한 ‘헌 관점’

    이 글은 대부분의 칭의 논쟁에 있어 일체 간과되어 버린 전제 요소들(이를테면 히브리서 Πίστις의 배경)을 요약한 글이다. 우선 다음 표로 구성된 개요를 자세히 관찰하고, 부연 설명을 읽으면 좋다. 1) 유대교가 원래는 은혜의 종교였다는 사실은 (어떤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어느 정도 구약에 관한 개론이 들어선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구약에 관한 개론이 없는 학자가 주로 이 논쟁을 문법/교리 논쟁으로 끌고 들어간다). 유대인 자신은 이미 ‘아브라함 안에서’ 구원 받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구원의 의미는 다를 지언정) [* 다음 글…

잠언 31장 ‘현숙한 여인’에 대한 흔한 오해

  이 글은 잠언 31장의 ‘현숙한 여인상’을 바로잡고자 작성한 글이다. 대개 잠언 31장 ‘현숙한 여인’을 마치 우리나라의 ‘현모양처’ 뉘앙스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릇된 이해이다. ‘현모양처’라는 단어만 해도 ‘어진 어머니 착한 아내’(賢母良妻)라는 유교식 여성상으로 소개되고는 있지만, 사실 그 출처도 불분명하다. 일본식 여성상인 ‘양처현모’에서 들여온 여지도 있기 때문. (* 패전 후 일본의 재건을 이끈 것은 ‘야쿠자와 여성’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그럼, 야쿠자의 아내네?) 예컨대 ‘현모양처’는 마치 남편 및 남편네 식구들에게 부당한 처사를 당해도두들겨 맞고 외도당해도 꿋꿋이 참아내는 여인상이라는 그릇된 이해가 요즘도 만연한…

베드로가 사탄이 된 원래의 경위

    이 글은 예수님에 대하여 가장 이상적인 신앙고백을 했던 장본인 베드로가 곧바로 사탄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경위에 대하여, 특히 마가복음에 보존된 원 자료를 분석해 설명한 글이다. 일반적으로는 마태복음을 통해 이 이야기의 교훈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다”라는 고백에 성공함으로 ‘천국의 열쇠’는 손에 쥐었지만, 사람의 일 곧, 수난 받다가 죽으시고 부활하신다는 예수님의 예언에,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께 미치지 아니하리이다” 감성에 치우침으로써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휠씬 무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가복음에서는…

시리아 난민의 조상 수로보니게 여인

    엊그제 내가 무심코 그린 이 아이 주검에 대해 이어지는 애도의 반응도 놀라웠지만 더 놀라웠던 것은 이 주검에 애도만 할 수는 없다는 반응이다. 즉 무슬림 난민을 분별없이 애도했다간 무슬림이 범람할 것이라는 따가운 눈총이었다. 이 아이는 시리아 아이이다. 시리아. 시리아는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수로보니게 여인의 출신지와 동향이다. ‘수로보니게’는 ‘수리아’(시리아) 지역의 지중해 연안의 ‘베니게’(페니키아)를 뜻하기 때문이다. 당시 북아프리카 리비아 지방의 베니게와 구별하기 위해 이렇게 불렀다고 한다. 우리는 이 시대의 참수 순교가 왜 여타의 다른 기독교 지역이 아닌 이 시리아 일대에서 빈발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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