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산행> 전염병을 통한 사회 통제

영화 <부산행>은 개봉 당시 ‘좀비’라는 가상의 존재를 심층적으로 다룬 첫 국산 블록 버스터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전염병의 발생과 전개 과정에서 야기되는 사회 문제를 꽤 의미 있게 다룬 영화였다. 이 글은 서구에서 전래해 들어와 우리에게도 일반화 된 용어, ‘좀비’의 역사적 기원에 관해 소개한 글이지만, 지금 이 시각 현재 우한 폐렴이라는 전염병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사태 속에서 영화 속 내용 전개를 통해 검토할 사안이 있어 소개한다. 당시 영화를 관람하고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이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Daum)이 이 영화의 광고주인지,…

오스카 받았어도 기생충은 기생충

유감스럽게도 이 글은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영화 <기생충>을 다시 한번 비판한 글이다. (이전 비평 참조: ‘기생충’ 같은 영화 <기생충>) 오스카 상을 받았어도 기생충은 기생충이기 때문이다. 문득 오스카 상을 받은 역대 수상작 가운데 생물을 모티프로 만든 작시가 무엇이 있을까 떠올려 봤다. 곰을 모티프로 하여 작시한 <레버넌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침 흘리는 과장된 연기에도 불구하고 곰이라는 짐승이 갖는 웅장한 서사를 극대화 함으로써 개척 시기의 아메리카 대륙을 잘 표현하였고, 새를 모티프로 작시한 <버드맨>은 지루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한 슈퍼히어로 출신 배우가 (목숨을 건) 실사 연기를 통해…

대한민국, ‘조커 정치’에 관한 소고

조커의 기원 중국의 노름인 마작은 수·글자·식물로 된 류(類)로 구성되어 있고, 일본의 노름은 여러 류의 꽃이 주된 구성이다. 우리나라 화투는 이 일본 노름인 하나후다(はなふだ)를 들여온 것이며 ‘꽃-싸움’을 뜻하는 화투(花鬪)란 말도 꽃패라는 뜻인 하나후다(花札)에서 유래하였다. 마작은 기본적인 류에서 다른 조합의 류로 먼저 재구성해 승리를 점하는 놀이인 반면, 화투는 1월, 2월, 3월… 12개월의 상징인 ‘화패’가 ‘수패’로 조합되어 승리를 점한다. 화패의 주제인 꽃들이 각 계절을 상징하는 셈이다. 일본에 이런 독창적인 수패 도상(圖像)이 생겨난 것은 이른 시기부터 교역하게 된 서양 가톨릭(신자들)의 영향으로 보인다. 서양 카드가…

‘우한 폐렴’과 ‘친중반미’라는 역병(疫病)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돌림병이 전 세계를 덮치고 있다. ‘우한’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市)를 일컫는 말이다. 여기서 발병한 것으로 알려진 역병이 우리나라에서도 1월 26일 현재 세 번째 확진 환자가 나온 상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메시지에서 “정부를 믿고 과도한 불안을 자제”해달라 당부한 가운데, 국민 여론은 못 미더워 하며 중국에서 오는 입국자들을 전면 봉쇄하라는 요구까지 빗발치고 있다. 정부가 태만한 것인가 국민이 과민한 것인가. 우리나라 영화 중 흥행작 대부분이 재난에 관한 영화일 정도로 재난은 국민적 관심이다. 실제로 현 정부는 전 정부의 재난에 대한 대응…

‘기생충’ 같은 영화 <기생충>

지난 해 5월 25일에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지난 1월 6일자에 골든 글로브상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또 수상했기에 이 영화에 관해 몇 자 요약해 남긴다. 우선 이 영화는 자본에 대한 극한 혐오를 내용으로 안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자본을 과시하는 영화다. 처음 개봉 당시 칸 영화제 수상일자가 5월 25일인데, 국내 개봉은 5월 30일이다. 상 받은 영화니까 입다물고 알아서들 봐라 이거냐? 봉준호보다 시나리오를 잘 다루는 작시가들은 국내 얼마든지 많지만 요즘 한국 영화는 이와 같이 해외 시상을 제작 단계에서부터 기획한다. 그러고는 그 비용을…

진격의 거인―대한민국 퇴행에 관한 소고

이 글은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에 담긴 기호와 해석을 다룬 글이다. 더 정확히는 <진격의 거인>을 통해서 보는 현대인의 섭식 행태, 그리고 그것이 미치는 사회 현상에 관한 담론이다. 다음 네 단계로 정리하였다. 첫째, 만화인가 서사인가, ‘진격의 거인’.둘째, 오락인가 본성인가, ‘먹방’.셋째, 식인인가 섭식인가, ‘카니발리즘’.넷째, 작물화인가 가축화인가, ‘민주주의’. 1) 만화인가 서사인가, ‘진격의 거인’ 미국 만화는 초창기 월트 디즈니의 상업적 성공에 힘입어 영화 중간의 삽화 수준이던 만화를 총천연색 장편 영상물로까지 도약시켰고, 스티브 잡스라는 거장을 만나 입체만화로 기술적 도약을 이룩하면서는 영화와 만화 사이의 장벽을 완전히…

‘신(神)과 함께’, 기독교인이 꼭 봐야 할 영화

영화 ‘신과함께―죄와벌’은 누구보다도 기독교인이 꼭 봐야할 영화이다. 무당들이나 쓰는 목검(木劒)의 검기(劍氣)가 난무하고, 지옥의 단층별 사신(死神)들이며, 심지어 염라대왕이 심판주로 등장하는 이 영화를 왜 기독교인이 꼭 봐야 할 영화라 할까. 19세기말 역사적 시각으로 개신교 교리사(史)에 회의적 파문을 일으킨 역사신학의 거장 아돌프 폰 하르낙(Adolf von Harnack)은 그의 역작 ‘History of Dogma’(1885)에서 이런 말을 던졌다. “…도그마(교리)는 모든 교회의 배경에서 존재해왔다. 동방교회는 제의의 공간적 측면을 강조한 바 있고, 서방교회는 교권적 측면을, 그리고 개신교회는 복음서의 본질을 추구하는 면에서 그러했지만 역설적인 것은 개신교회들이 가장 후대 멀리에 위치해…

조개(껍질)에도 영혼이 있을까?―공각기동대

조개(껍질)에도 영혼이 있을까?―공각기동대

    ※ 스포일러는 글 전개상의 필요한 만큼만 있음. 기계나 인공 생명체에도 영혼이 깃들 수 있을까? 이 영화가 던지는 저 실존적 화두를 접하면서, ‘와! 저런 생각을 1990년대 망가(まんが)에 벌써 접목시키다니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이야…’ 라고 생각했다가 이내 생각을 거두었다. 왜냐하면 저런 생각은 사실 이미 17세기에 유행하던 인간이해로서(눈치가 빠른 사람은 대번에 데카르트 정도는 떠올릴 것이다), 아니 그보다 무려 2000여 년은 앞서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예 인간 자체를 ‘영혼을 가진 기계’로 보는 존재론적 사고가 출몰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데 아니마」라는 문헌은 그와 같은 당대…

메릴스트립, “못 생겨서 미안하다”

    이 글은 메릴스트립(Maryl L. Streep)이 영화《킹콩》(1976) 여배우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날을 회상하는 포스팅입니다. (이 사진은) 내가 영화《킹콩》(1976)에 출현하기엔 너무 못 생겼다는 소릴 들으며 퇴자 맞고 집에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것은 내게 중요한 전기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하나의 악평으로 인해 내가 배우가 되고자 하는 꿈으로부터 좌절하느냐, 아니면 나 스스로를 독려해 나에 대한 믿음으로 밀어부치느냐 (하는 순간)였던 것입니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 영화에 출연 하기에 내가 너무 못 생겼다니 유감이다. 그러나 그건 이 수많은 바다 가운데서 한 가지 견해에 불과한…

Mi Moon (美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