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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02
    mi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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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타주》해제 #30. 악령이란 없는 것이오?

      앞의 글 #27, 28, 29을 읽다 보면,
      ‘그럼 대체 이 사람은 악령이란 건 없다는 거야 뭐야?’ 하고 생각할 법하다.

      지금부터 악의 실체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모든 시각의 대상은 ‘색’(color)이다.
      색이 가현하는 원리는 “투명한 것”을 움직여서 되는 것이다.

      이것이 색이 지닌 본성이다.

      가령, 빛을 예로 들면,
      빛 없이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 투명한 것의 작용이 뭔지를 잘 나타내준다. (여기서 말하는 투명은 빛이 아니다. 그 본성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이 ‘투명’이라는 것은 대체 존재 하는 것인가 존재 하지 않는 것인가?

      사람들은 너무도 당연하게 “투명한 것”은 “없는 것!” 이래 버린다.
      그러나 투명은 없는 게 아니라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그 투명은 다른 존재의 색상을 통해서만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상대적으로 도리어 투명이 없으면 색상은 보이지 않게 된다.

      이것이 투명의 권능이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공기와 물이 그에 관한 약한 예다.

      공기와 물은 사실 투명한 게 아니지만 빛이라는 것이 투명한 것으로 작용하도록 해주는 어떤 것이다.

      그러면 빛이란 무엇인가?

      빛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투명한 것이 색깔과 같은 것인데,
      불도 아니며 물질도 아니며 그냥 투명한 상태로 현존하는 것이다.

      이 역시 투명이 없으면 현존을 밝힐 길이 없다.

      이와 같은 원리에 따라
      그렇기에 어둠도 없는 게 아니라 존재하는 것이다.

      (빛이 있는 곳에) 어둠이 없다고 사람들은 믿지만 그것은 없는 게 아니라 일종의 잠재태로서 한 형식이다.

      없지만 존재하는 것이다.

      빛이라는 색깔이 있을 때는 어둠의 색깔은 존재하지 않지만 빛이 없음으로 그것은 언제나 현실태가 된다.

      앞서 말했듯이 색이 없는 것들 중에는 투명한 것과 비가시적인 것이 있다.

      어둠은 그 자체가 그렇다고 믿어지듯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지만,
      실은 한 마디로 말해서 같은 본성이 어떤 때는 어둠이며 때로는 빛인 것이다. (중요!)

      이것이 바로 성서가 규정하는 악의 본성이다.

      어떤 곳에서는 (타락한) 천사로 나타나고,
      어떤 곳에서는 (신들린) 사람으로 나타나고,
      전반적인 의인화로 전개되지만,

      악이라고 하는 것은 이와 같이 존재하면서도 ‘없는 것’이라는 강력한 테제로 임한다.

      이 원리에 입각하여 검정색만이 아닌 흰색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선(善)은 언제나 투명의 상징인 흰색이고 악(惡)은 언제나 어두운 색이던가?
      그런 것이 아니다.

      뉴에이지 사제들도 언제나 흰색을 뒤집어 쓰고 등장하며,
      자고로 “사단도 자기를 광명의 천사로 가장하나니ㅡ”라고 일렀다(고후 11:14).

      다시 말하거니와,
      악이라고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원리에 입각하여, 존재하면서도 ‘없는 것’이라는 강력한 테제로 임하는 것이다.

      악은 하나님이 창조하지도 않았고 설치해둔 것도 아니다.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지만 (위와 같은 원리로) 존재하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악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무적(無的)인 것”이라고 표현한
      칼 바르트의 설명은 악마에 관한 가장 잘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모든 무적(無的)인 것”,
      즉 없다는 개념 속에서만 그는 존재한다.

      또한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자신이 밝히신 자기 정체성은 “있다”(I AM) 즉, “없는 곳이 없다”였던 것이다.

      이 악마의 개념에서
      불교의 공(空*) 개념이 나왔고,

      [* Śūnyatā, →비어 있음, 공허(空虛)]

      인도에서는 수학의 부호
      ‘0’가 나왔다.

      이 원리로 인류 최고의 윤리 종교인 불교나 수학(과학)도
      惡의 자리에 위치될 수 있는 것이며,
      또한 그들도 오로지 “있다”(I AM)의 명제로서
      최후의 심판(Last Judgment)을 가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

      안 그런가?
      머리에 뿔 달린 도깨비만 악마라고 한다면 윤리나 수학은 어찌 심판할 수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말해서,

      그동안 앞선 글들 #27, 28, 29에서 야기되었던 문제들,

      흔히 악령이 들린 사람이 자신을 “사탄이요-”라고 말하는 것은
      (사탄이 스며든) 그 사람 자신의 인격이며,
      사탄의 본성은 “없다”고 말하는 총아로 임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집단 최면에 빠진 이 사회는
      심지어 술을 먹고 강간, 살인을 저질러도 그 자기 인격이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지 않으며,
      정신이 깜빡했다는 이유를 근거로 무려 살인을 저지른 자에게 사형을 집행하지 아니한다.

      성서는 살인한 자는 당연히 사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왜냐하면 살인한 자의 인격에 그 투명을 담지 않고서는 도무지 살인하는 악마를 제거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 이 글은 아랫글을 순서대로 읽어야 이해를 득할 수 있다.

      #27 악령의 정체

      #28 자기우상파괴란 무엇인가?

      #29 예수님이 쫓아낸 악령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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