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떡(요 6:35).

‘생명’과 ‘떡’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표적으로서 떡이 아닌 배부른 떡을 추구했다면, 떡보다 생명이 중요할 것이다. 영원한 양식을 취하라고 했으니까(요 6:26).

그러나 그가 지닌 생명이란 것이 타고난 성품이나 (발랄함 따위의) 인격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면 그땐 생명보다 떡이 더 중요한 것이다.

이것을 예전(성찬)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는 두 가지 형식을 통해서 중세교회와 프로테스탄트가 갈렸다.

중세교회는 떡에 말씀이 서려있다고 했던 것이고,
프로테스탄트는 말씀에 떡이 서려있다고 했던 것이다.

중세에는 떡이 관념을 망쳤지만
프로테스탄트의 후예는 관념으로 떡을 망치고 있다.

둘 다 본질은 같고 좋은 것이지만 이것들이 망가지고 부패하는 단초는
대부분 ‘틈’을 통해서이다.

“마귀로 틈을 타지 못하게 하라”(엡 4:27)는 말은

“공간을 내어주지 말라” 라는 말과 같다.

틈(τόπος)은 명시적인 ‘공간’(space)으로서 백해무익하다.

치아와 치아 사이에 공간이 있어 좋을 것이 없고
치아와 잇몸 사이에 공간이 있어 좋은 것이 없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공간을 통해 갈라진다.

즉 틈이 디아볼로스(διάβολος, 마귀)인 셈이다.

다윗이 말년에 아들에게 쫓겨 다니다 자기 아내들을 빼앗기는 그 엄청난 사태나,
전병욱 목사께서 3차에 걸쳐 결정적 반론을 펴도 사면초가인 사태는,
모두 다 작은 틈에서 출발한 사건이다.

에베소서는 틈이 안 벌어지게 하라ㅡ고 권고하지 않고
벌어진 것을 해 떨어지기 전에 메우라고(엡 4:26) 경고한다.

이것이 생명력을 잃지 않는 최선의 방도인 것이다.

기도: 주여 우리로 틈을 메우는 권능을 주셔서 생명을 보전하게하옵소서.

* 2015.8.9. 성령강림절 후 11주 | 생명의 떡 | 성서일과, 요 6:35, 41-51. (cf. 삼하 18:5-9, 15, 31-33; 시 130; 엡 4:25-5:2.)

 

 
 
 


YOUNG JIN LEE李榮振 | Rev., Ph. D. in Theology. | Twtr | 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 신학과 주임교수 | 파워바이블 개발자 | 저서: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 (2017), 영혼사용설명서 (2016), 철학과 신학의 몽타주 (2015), 자본적 교회 (2013), 요한복음 파라독스 (2011). 논문: 해체시대의 이후의 새교회 새목회 (2013), 새시대·새교회·새목회의 대상 (2011), 성서신학 방법에 관한 논고 (2011). 번역서: 크리스티안 베커의 하나님의 승리 (2020). | FB | Twtr | 개인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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