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ㅡ 엡 5:16

이 구절을 원어의 의미대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시간을 구원하면서 (살아가십시오) 하루하루가 악합니다.

1. “아끼라”가 왜 “구원하면서”가 되었는가 하면,
“아끼라”로 번역된 ‘엨사고라조메노이’는
하나님이 인간을 ‘속량했다’고 했을 때 쓰는 말이기 때문이다(참조. 갈 3:13; 4:5).
즉 시간을 ‘속량해 쥐고 있으라‘(ἐξαγοραζόμενοι, 현재분사)는 뜻인 것이다.

2. 그리고 여기서 시간은 크로노스가 아닌 카이로스 즉, 체험으로서 시간이다.

3. 그렇지만 “때가 악하니라”에서 ‘때’는 크로노스/카이로스 같은 ‘시간’이 아니라 ‘헤메라’(ἡμέραι) 즉 ‘날들’이다. 하루하루.

4. 전반 적으로는 이런 뜻이다.

우리는 ‘유언’을 남길 수 있을까?
‘나는 어떤 어떤 유언을 남겨야지..’하고 생각하며 살지만,
유언을 남기고 가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가 않다.
찬스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개 찬스를 놓친다.

롯데 그룹 창업자 같은 부자는 필경 일찍부터 부의 승계를 마쳤을 것인데,
그것이 과연 ‘유언’일까?
‘유언’ 한 사람이 이랬다저랬다 하는가?
그것은 유언이 아니다.

유언은 사선을 넘어갈 때 심장 터뜨리는 바로 소리인데,
이 시간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선친 내지는 선조로부터 유언을 받은 사람은 참으로 부러움을 살만한 훌륭한 가문이다.

유언은 어느 날 갑자기 나오는 게 아니라,
시간을 구속시키고 아끼며 산 사람만이
그 시간의 울림으로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아버지 목소리 중
한 세 토막도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

미처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하루하루의 악이며 이 구절의 진정한 의미이기도 하다.

* 성서일과에서 다윗이 솔로몬에게 유언을 마치고 솔로몬은 계승을 하였다.
* 2015년 8월 16일 성령강림 후 12주| 성서일과, 왕상 2:10-12; 3:3-14; 시편 111; 엡 5:15-20; 요 6:51-58.

 

 
 


YOUNG JIN LEE李榮振 | Rev., Ph. D. in Theology. | Twtr | 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 신학과 주임교수 | 파워바이블 개발자 | 저서: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 (2017), 영혼사용설명서 (2016), 철학과 신학의 몽타주 (2015), 자본적 교회 (2013), 요한복음 파라독스 (2011). 논문: 해체시대의 이후의 새교회 새목회 (2013), 새시대·새교회·새목회의 대상 (2011), 성서신학 방법에 관한 논고 (2011). 번역서: 크리스티안 베커의 하나님의 승리 (2020). | FB | Twtr | 개인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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