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

다 쓰지 못하는 자 같이

유년기에 이런 생각에 잠기곤 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 우리나라 온 동네 구석구석을 언젠가는 빠짐없이 다 밟겠지…?’ 지형이나 지리에 대한 공간 감각이 부족한 연령기의 생각이었다고 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어린 마음에도 살 날에 관한 시간이 앞으로 밟을 지리에 대한 공간보다는 더 길게 느껴서였을 것이다. 정말로 전국의 골목 골목을 다 가볼 줄 알았지만, 현재 거주지에서 산 지 수십 년을 훌쩍 넘기고 있는데도 이 지역에서 안 가본 골목은 가본 곳보다 더 많다. 비슷한 시기에 아버지께서는 꼭 1회용 면도기를 사용하셨다. 1회용 면도기를 한…

헤르메네이아 미문 (美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