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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장 15절 주석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었다”고 하였을 때, 에덴 동산을 뜻하는 간-에덴(בְגַן־עֵ֔דֶן)은 ‘에덴의 동산’이란 말이 아니라 ‘동산의 에덴’이란 의미이다. 같은 말 같지만 텔-아비브(תֵּל־אָבִיב)란 지명이 ‘언덕(무더기)으로 된 봄’이 아니라 ‘봄의 언덕’이듯이 에덴은 ‘동산’의 속성이다. 이 에덴을 낙원이라 명명하게 된 것은 70인 역이 에덴을 파라데이소스(παράδεισος)로 번역하면서 확신을 주었기 때문이다. 파라데이소스는 파라다이스(paradise)란 뜻으로 ‘행복의 거주지’(the abode of bliss)를 뜻하는 페르시아어 헤덴(Heden)에서 온 말이라는 설도 있고 p-r-d-y-d-a-m라는 음가를 지닌 쐐기문자에서 유래를 찾는 비문학적 시도도 있다. 그러나 이 ‘에덴’을 가리켜 ‘평지’ 또는 ‘계단’을 뜻하는 수메르어 ‘에딘’(edin)에서 찾으려는 관찰이 흥미롭다. 비문학적 탐구가들은 이 ‘에덴’(또는 에딘)을 실존적 지리에서 찾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 시도는 허황되지만 그런 과정에서 지리적 에덴을 ‘이데딘’(Idedin)이라는 ‘광야의 운하’였을 것이라는 추론들이(Thorkild Jacobsen) 등장한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에덴의 동산’이 아닌 ‘동산의 에덴’이라는 의미에 지리적 발굴이 한층 가까이 다가선 까닭인데, 대부분의 2차적 독자들은 에덴을 마치 그리스의 신들이 넥타(nectar)를 마시던 올림푸스 정도로 연상하지만 “그 사람(아담)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었다”고 하였을 때 ‘에덴’은 이미 이집트에서 이스라엘을 이끌어 낸 그 ‘평지’를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언덕으로 된 봄’이 아니라 ‘봄의 언덕’이었듯이 ‘낙원의 동산’이 아니라 ‘광야로 된 낙원’인 셈이다. 따라서 “다스리며 지키게 하신” 파라다이스란 올림푸스 같은 산이 아니라 광야를 지향한다는 사실은 이미 토라(Torah, 오경) 전체가 나아가려는 방향을 향하여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