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타주》해제 #4 로고스에 관한 기초
우리가 말끝 마다 ‘말씀’, ‘말씀’… 하지만,
성서에서 ‘말씀’으로 번역된 구약의 히브리어 ‘다바르’(דָּבַר)와 신약의 희랍어 ‘로고스’(λόγος)는 어떤 낱말로도 번역이 불가한 어휘다.
우선 다바르에서 곧바로 한글 ‘말’, ‘말씀’으로 번역이 안 되고,
영어 Word도 완벽한 번역어가 아니며,
그나마 ‘로고스’가 근사치에 다가서지만 엄밀한 의미에서는 로고스 역시 다바르에 대한 완전한 번역어가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George R. Beasley-Murray는 다음과 같은(첨부 그림) 도표를 마련하였다.
다바르는 ‘말’은 ‘말’이지만 (조건없는) 추진력에 동인되어 ‘행위’를 향해 뻗어나가는 것으로 보았고,
로고스는 ‘집중적이고’ ‘명령적’인 것에 의해 발진되어 동기를 향하여 뻗어나가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로고스는 그 ‘말’을 넘어 ‘생각하고’, ‘추정하는’, 어떤 힘임을 강조하였다.
물론 로고스는 다바르의 집적어로만 들여온 게 아니라
구약의 지혜(chokmah)에서 집적해온 어휘이기도 하다.
지혜/호크마는 희랍어로 쏘피아(σοφία)지만 그것이 여성형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이런 것이 우리 신앙에 다 뭐냐!!!
‘말’은 ‘존재’라는 것이며,
그리고 그것이 생명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 말은 정제된 (캐논으로서) 말뿐 아니라,
온 사방에 퍼져있어 ㅡ 우리의 기쁨 속에서, 분노 속에서, 슬픔 속에서, 그리고 무지 속에서 ㅡ 그 존재를 드러낸다는 사실이다(cf. Shekinah).
이 책의 12명의 천재들이 신론을 펼쳐 결국 “만들어낸 신”을 산출했지만,
로고스 자신은 스스로 분산적이면서도 집중적인 신인지라,
그 자신이 스스로를 산출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테제이다.
결국 그 집중적이고도 분산적인 신이 우리를 심판하는 것이다.
우리의 말을.
“심판할 이가 있으니 곧 내가 한 그 말이 마지막 날에 그를 심판하리라.”
라고 하지 않던가?(요 12:48; cf 마 12: 36-37)
그런 의미에서 아래 인터넷 저널의 한 기자께서 제목 뽑기를,
“만들어진 신, 로고스 본성 입증하다” 라는 말은
완전히 정반대의 의미라 하겠다.
* http://www.deulsori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102
* 집중적이고 분산적 신으로서 로고스는 가장 마지막 장에서 다뤄야하는데 이 인터넷 기사 제목 때문에 우선 개요를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