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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59
    mi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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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타주》해제 #29. 예수님이 쫓아낸 악령은 무엇인가?

      아래 #27 호 말미에 던졌던 이 질문에 답을 하고서 프로이트는 이제 그만 넘어가야겠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쫓아낸 이 악령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마침 그들의 회당에 더러운 귀신 들린 사람이 있어 소리 질러 이르되 나사렛 예수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우리를 멸하러 왔나이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 줄 아노니 하나님의 거룩한 자니이다”(막 1:23-24; cf 3:11-12)

      신약성서에 나타난 악령 축출에 대한 본문이 여러 곳 있지만,
      이 시대 신약학의 거장 게르트 타이센(Gerd Theissen) 조차도ㅡ‘악령’, ‘사탄’, ‘마귀’… 이런 쪽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이 양반조차도 ㅡ 이 장면 만큼은 역.사.적.인 것이라고 보증하였다.

      왜냐?
      그 다음 바로 이어지는 본문,

      “…(서기관들이 말하기를) 그가 바알세불이 지폈다 하며 또 귀신의 왕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 하니…”(막 3:22)

      이 본문은 당시 예수님에 대해 상당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었음에도 성경 편찬자들이 (굳이 포함시키지 않아도 될 본문인데도)
      그 위험을 무릎쓰고 포함시킨 본문이기에
      이 행위(exorcism)는 분명 역.사.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예수님이 쫓아낸 이 악령은 무엇이란 말인가?

      예수님의 이 축귀(행위)는 신약성서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구약에서 그 어떤 선지자도 그런 행위를 했던 본문의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한 마디로,
      악(惡)의 실체를 여실히 드러낸 사건(事件),
      악의 정체가 드러난 세계(世界)로의 이행으로서 크나큰 의의를 갖는다.

      그 동안은 사람의 관념속에만 머물러 있던 악의 정체가 실존적 존재로 드러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옛)뱀이라는 신화적 관념 안에만 머물러 있던 악의 화신,
      까닭 없이 욥을 괴롭히는 (막연한 단지) 천상의 존재로 여겨졌던 악의 정체가,
      우리 인간 자신의 인격의 형태로 그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 참고: “…큰 용이 내쫓기니 옛 뱀 곧 마귀라고도 하고 사탄이라고도 하며 온 천하를 꾀는 자라 그가 땅으로 내쫓기니…”(계 12:9),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탄이라……”(계 20:2)]

      프로이트가 폭로한 ‘Id’로 비유한다면,

      뱀, 사탄에 대한 예수님의 폭로(reveal/ revelation)인 셈이다.
      한 마디로 ‘자기우상파괴’의 사건인 셈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아들 이후로는 악령의 정체는
      신화적이거나 천상의 존재가 아닌
      확실한 인격,
      다른 말로 하면 ‘사람’ 자신으로서 그 정체를 더 이상 숨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오늘 날에도 자신이 저지른 악을
      뱀의 탓으로 돌린다거나
      구름에 떠다니는 지극히 추상적인 천상의 존재 탓으로 돌리는 것은
      지극히 미개한 관념적 악 이해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최악의 사례는
      정신분석(심리학 포함) 전공을 한 사람이 ‘퇴마사’ 처럼 엑소시즘을 벌이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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