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기본적으로 형용사를 쓰는데는 두 용법이 있다.
한정 용법과 서술 용법.
한정 용법에서 관사 위치는 다음과 같다.
ὁ ἀγαθὸς λόγος 또는
ὁ λόγος ὁ ἀγαθὸς
뜻: 그 좋은 말씀
* 프라이머리가 형용사 앞
서술 용법에서의 위치는 다음과 같다.
ὁ λόγος ἀγαθὸς
ἀγαθὸς ὁ λόγος
뜻: 그 말씀은 좋다.
* 프라이머리가 명사 앞
그 처럼 형용사의 한정과 서술 용법의 구분은 관사를 가지고 하는 것인데, 관사가 안 붙은
ἀγαθὸς λόγος
λόγος ἀγαθὸς
ㅡ는 ‘좋은 말씀’도 되고 ‘말씀은 좋다’도 되고, 둘 다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념해 알아둘 것은 관사의 역할이다.
관사는 그 사물의 정체를 지정하는 기능을 한다.
그 사물의 질이나 종류가 아니라 정체를 구별해주는 것이다.
가령 ὁ Θεός 하면 성자나 성령과 구별된 성부로서 하나님을 말하지만, 그냥 Θεός 하면 그 본질에 있어서 사람이나 물건과 다른 어떤 존재로서 수준을 나타내는 정도인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더 들면,
τὴν ἀγάπην σου τὴν πρώτην ἀφῆκες.
ㅡ라는 문장이 있다.
다음 구절 중에 밑줄에 해당하는 것이다.
1 에베소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기를 오른손에 일곱 별을 붙잡고 일곱 금 촛대 사이에 다니시는 이가 가라사대
2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3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4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5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치 아니하면 내가 네게 임하여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ㅡ요한계시록 2:1-5
* 즉 이 문법을 적용해 주석하면, 사람들은 대개 “첫 사랑을 버렸다”고 책망하면 지금 사랑이 처음만 못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그런 뜻이 아니라, 적어도 두 개 이상의 사랑을 가지고 있던 데서 첫 것을 버리고는 다른 것만 쥐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이 πρῶτός는 세례 요한이 예수를 소개할 때, “먼저 계셨던 분”으로 소개하면서 쓴 형용사다. 즉, “첫 사랑을 버렸다ㅡ”함은 지금 다른 (엉뚱한) 개체로서 사랑들만 쥐고 있는 상태를 지적한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촛대를 옮기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