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낙태죄 폐지’ 청원에 공식 답변을 내놓으면서, 낙태를 살인으로 보는 가톨릭계의 반응에 눈길이 쏠린다.
청와대는 청와대 홍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참여자가 20만명을 넘어선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26일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 둘 다 소중한 가치”라면서 “8년 동안 중단됐던 임신중절 실태조사를 재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고 공식 답변을 내놨다.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장 정재우 신부는 27일 오전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청와대의 답변을 어떻게 받아들이셨냐?’는 질문에 “임신중절 실태조사 자체에 대해서는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그런 것(낙태)을 허용하는 쪽으로 여지를 두고 있다면 그것은 동의할 수가 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낙태를 예방하는 것이지 그것을 허용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은 국가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정 신부는 조국 청와대민정수석이 답변과정에서 ‘우리가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을 언급한 데 대해 “교황님의 이 발언은 2013년에 이탈리아에서 발행하고 있는 ‘라 치빌타 카톨리카’라는 잡지에 수록된 인터뷰다. 거기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 하셨는데. 그 말씀은 ‘가톨릭교회가 교리를 선포할 때 좀 더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해 교리를 선포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쓴 표현이기 때문에, 그것이 낙태에 관해 하신 말씀이 아니다. 그런데 조국 민정수석께서 이렇게 다른 맥락에서 하신 말씀을 마치 낙태에 대해 하신 것처럼 인용한 것은 왜곡된 인용이다. 교황님께서 이미 여러 차례 낙태에 대해서 강하게 반대의 말씀을 하신 것도 있고 그래서, 마치 국민 여러분에게 교황님께서 낙태에서 뭔가 허용의 여지를 두신 것처럼 인용 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신부는 낙태죄 폐지 논쟁에 대한 향후 대응 계획에 대해 “생명에 대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선택권이라고 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칠 권한까지 얘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알리기 위해 12월 3일 생명주일을 기점으로 해서 저희가 100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하려 한다. 그 다음 청원에 언급되고 있는 낙태약이 대단히 부작용이 크고 여성에게 오히려 해로운 것이란 실상도 알려드리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낙태죄가 여성에게만 책임을 묻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 그 부분을 저희도 말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태죄에 대한 변화를 갖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가와 남성의 책무를 좀 더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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