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역본에서 “그 나무 실과를 네가 먹었느냐?”라고 옮기지만 원문에는 ‘실과’(פְרִי)란 말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나무를 먹었느냐?”라고 옮길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하민-하에츠”(הֲמִן־הָעֵ֗ץ)? 라고 묻는 의문불변사로만 구성된 문장이기 때문이다.
“그 나무로부터이냐?”라는 정도의 문장이다.
이것이 “그 나무 실과를 네가 먹었느냐?”(개역) 또는 “내가 따 먹지 말라고 일러 둔 나무 열매를 네가 따 먹었구나!”(공동번역)으로 의역되어 온 것이다.
여기서 “그 나무로부터이냐?”라는 뉘앙스는 “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고하였느냐! 내가 너더러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에게서 네가 먹지 않았다면?!”이라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른 말로 하면 본의 아니게 이 ‘실과’라는 의역은 죄의 본성을 실과의 효능에서 발생한 것처럼 악용할 소지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