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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장 18절 주석
‘주야를 지배하게 하고 빛과 어두움을 나눈 상태’가 무엇이 보기에 좋았다는 것인가? ‘보기에 좋았다’는 심미적 운율이 여기서 유독 어울리지 않게 된 까닭은 빛과 어두움에 대한 분리와 그에 대한 지배를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이면서도 조직적인 이해로 예단하기 때문이다. 원문에서는 분명 벤 하오르(בֵּ֥ין הָאֹ֖ור) 우벤 하오세크(ובין החשך)이다. 즉 ‘사이’를 뜻하는 벤(בֵּין)이 빛과 어둠에 각각 붙어 있다. 이것을 KJV처럼 “어둠에서 빛을 분리해냈다”(to separate light from darkness)는 식으로 옮기려면 한 개의 ‘벤’은 무시해야 한다. 따라서 “빛에서 어두움을 나눈” 것이 아니라 “빛의 사이와 어두움의 사이를 나눈”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세계와 악마의 세계를 나누듯 빛과 어두움이 두 쪽으로 나뉘었다는 이해보다는 ‘빛의 간격’ 그리고 ‘어두움의 간격’으로 나뉜 체계에 더 응한다. 둘은 같은 말 같지만 다르다. 왜냐하면 “주야를 주관하게 하시며 빛과 어두움을 나뉘게 하시니라”는 번역은 마치 어두움은 유기된 상태처럼 들리지만, 빛은 낮에나 어두움에나 그 중심을 가르고 있다는 것이 이 17-18절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두 광명이라고 했음을 유의할 것이다. 물론 달이 뜨지 않는 세계는 전혀 논외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