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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장 2절 주석
2장으로 들어서면 학술적인 논란 몇 가지가 있다. 천지창조를 마친 날이 여섯 째 날이냐 아니면 일곱 째 날이냐에 관한 논란이라든지, 2장의 시작 절을 1절로 볼 것인지 아니면 4절의 중간(“천지의 창조된 대략이 이러하니라”)으로 볼 것인지에 관한 논란들이 그것이다. 우선 2절에서 천지창조의 종결일이 엿샛날인지 이렛날이지에 관하여 살펴보면, 이 해석의 차이는 ‘마치니’라는 동사 예칼(יְכַ֤ל)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차이에서 갈린다. 70인 역은 ‘6’을 뜻하는 헥토스(ἕκτος)의 여성 여격인 헥테(ἕκτῃ)를 써서 이를 명시적 제 6일로 번역하고 있는데, 예칼(마치니)을 ‘상’(aspect)으로 볼 것이냐 ‘양태’(modal)로 볼 것이냐 따위를 따지는 학자들이 엿새로 또는 이레로 종결일의 입장을 달리하는 것이다. 히브리어의 시제는 시간보다는 행동의 단위에 맺히는 까닭이다. 히브리어 사본이 상수 ‘세비’(שְׁבִיעִי, 7)를 명시하고 있는데도 6이냐 7일이냐 변수로 논란에 불이 붙는 이유는 헬라어로 번역된 70인 역의 전통이 더 오랜 까닭이다. 하나님이 창조를 마친 날은 6일째인가 7일째인가? 즉 안식일이 포함되는가 안 되는가? 이 같은 변수의 논란은 이 천지창조 마무리 대목의 본질이 아니다. 이곳 2절이 바-예칼(וַיְכַ֤ל)이라는 장단으로 문장을 시작함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이 바-예칼은 1절의 시작인 바-예쿨루(וַיְכֻלּ֛וּ)에 상응하는 운율이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다 이루었다! 천지 만물들을!” “다 이루었다 그 날에(בַּיּ֣וֹם)…” 즉 하나님의 천지만물은 엿새에 수행된 것이지만, 그 엿새는 ‘그 날’에 성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안식하다’라는 샤바트(שָׁבַת)의 의미이다. 샤바트에는 ‘중단’과 ‘그만두다’라는 강력한 의미가 있다. 이것은 1장 28절에서 언급한 ‘정복하라’라는 토벌 행위 카바쉬(כָּבַשׁ)의 종식이기도 하다. 이 창조 이야기의 주체인 선민 이스라엘이 정복자가 되었을 때는 작동하지 않는 법칙이 아니라 선민인 자신들이 정복의 대상으로 전락했을 때도 반드시 작동해야 하는 우주의 법칙이었던 것이다. 후기 유대인들은 이 법칙 때문에 전쟁을 하다 말고 무차별적인 학살을 당하곤 하였는데(안식일에는 움직일 수 없으므로), 이 안식일의 본질은 땅에서 수고해야만 하는 인간이 하나님에게 그 ‘정지’를 호소하는 중요한 쐐기였던 까닭이다. 그렇기 때문에 십계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핵심을 제 4계 안식일 준수로 꼽는 것이다. “안식일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다”(막 2:27)라고 하는 그리스도의 급진적인 해석은 이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