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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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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세기 3장 17절 주석

      17절의 “내가 먹지 말라 한 나무 실과를 먹었은즉”에서도 원문에는 ‘실과’란 말이 들어 있지 않다. 원문 문형이 주지시키고자 한 강조는 이것이다. “내가 ‘그것에서(from)’ 먹지 말라 명한 그 ‘나무에서(from)’ 먹었은즉”. 의역에서는 ‘그것에서’와 ‘나무에서’가 다 빠져 있는 것이다. 앞서 11절 주석에서 ‘실과’(פְרִי)란 의역이 추가됨으로써 발생하는 오해를 언급하였는데, 가장 궁극적 오해는 민(מִן)이라는 전치사를 ‘실과’로 대체함으로써 아담 부부가 맞게 되는 환경의 변화가 마치 사과 또는 복숭아 과즙 섭취로 말미암은 징벌적 환경으로 오해되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하나님이 징벌로 파놓은 함정으로서 환경이 아니다. “땅이 너로 인하여 저주를 받은” 그 여파로 “종신토록 수고해야만” 먹을 수 있게 된 이 사태는 징벌적으로 조성된 환경이라기보다는 질서의 재편에 따른 환경 변화를 뜻한다. 아담의 선택으로 질서와 체계가 달라진 것이다. 이 질서의 재편을 밝히고 주도하는 핵심어가 바로 전치사 민(מִן)이다. 창세기 2:17부터 줄곧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 실과는 먹지 말라”가 아니라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나무로부터, מִן) 먹지 말라”는 이 어형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전치사 ‘민’은 일종의 <종(種)의 기원>이다. 가령 진화론에서 원숭이(종류)를 따라 인간이 진화되었다고 말한다면, 창세기에서는 “씨 맺는 열매가 종류대로 맺었다고” 표현할 때 전치사 ‘민’을 썼다. 광명이 빛 안에서 빚어졌고(עָשָׂה)라는 표현을 쓸 때, 동물이 땅에서 빚어졌다고 표현할 때,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 안에서 인간이 그 모양대로 빚어졌다고 표현했을 때, 1-2장을 관통하는 동사 아사(עָשָׂה, 빚다)를 쓸 때 이런 종과 류의 통일성으로 전치사 ‘민’을 썼다(1:26 주석 참조). 이것이 바로 ‘그 나무의 실과를 먹은즉’이 아닌, “그 나무.로.부.터. 먹었은즉”이라 명시한 이유이다. 2:17부터 3:5, 11절, 12절, 모두 다 시종일관 ‘민’(~로부터, ~종류대로) 전치사의 규칙으로 쓰였다. 다시 말하면 천체, 지구, 식물, 동물, 인간이 종류/질서대로(전치사 민 מִן) 창조되었듯이 먹는 것 역시 중앙에 있던 그 나무에서(전치사 민 מִן)만은 먹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그 모든 나무 실과를 먹어도 되지만 단 한 그루에서 비롯되는(מִן) 그 한 가지만은 먹어선 안 되었던 질서 체계를 그 한 가지를 먹기 위하여 그 모든 나무 실과를 더럽힌 질서를 선택하고 만 셈이다. 참고로 마르크시즘이 현실에 도래하는데 일조한 포이에르바하는 말하기를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남겼다. 먹지 말라고 한 ‘그 나무에서(מִן) 먹은즉’ 그 나무 한 그루로 모든 질서가 재편된 것이다. 이것이 땅의 저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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