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하와가 동침한 후에 하와가 잉태하여 가인을 낳았을 때, “내가 여호와로 말미암아 득남하였다”라고 탄성을 지른 것은 여자 하와이다.
이 중차대한 경탄을 왜 아담이 아닌 여자 하와의 입에서 나오게 되었는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
3장에서의 ‘여자의 후손’(זַרְעָ֑הּ)에 대한 예언의 성취에 따른 하와의 경탄이기 때문이다(3:15 참조).
‘득남’(得男)은 잘 된 번역이다.
‘남자를 획득했다’라는 직역과 ‘아들을 낳았다’는 의역을 원문처럼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니티 이쉬 예와(קָנִ֥יתִי אִ֖ישׁ אֶת־יְהוָֽה)는 “내가 야웨에게서 남자를 얻었다”는 경탄이다. 하와의 이 경탄에는 몇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 가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태생적 악의 축이 아니다.
둘째 가인은 주인공이다.
셋째 이 글을 읽는 독자(讀者)는 아벨이 아니라 가인이다.
이후에 나오는 제사의 실행과 반응은 철저하게 가인 중심의 서사이지 아벨은 존재가 드러나지 않는 존재일 뿐이다.
이에 대해 몇 가지 문법적 고안에 나타난 증거가 있는데 카인(קַיִן)이라는 이름과 하와가 “나는 (남자를) 얻었다”고 선언한 카니티(קָנִ֥יתִי)는 카인과 자음이 같은 용어로 고안된 것이다. 카니티의 동사 원형은 카나(קָנָה)이다. 이 카나 동사의 분사가 명사형으로 쓰여 ‘(천지의) 주재자’로 쓰이고 있다(창 14:19, 22). 한자어 주재(主宰)로 번역된 이 호칭은 ‘주인’이란 뜻이다. 카나가 ‘획득하다’, ‘사다’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창조주란 소리다.
다른 말로 하면 하와의 경탄은 이런 의미인 셈이다. “내가 야웨로 말미암아 남자를 만들었습니다” 4장은 이 경탄과 기쁨이 어떻게 무너지는가에 대하여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