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루터ㅡ 하면 “오직 믿음”만 개혁이론으로 부각되는 바람에, 마치 개별 구원 강조하느라 교회론을 다 해체시킨 듯 보이지만 마틴 루터에게도 교회론이 있다.
그의 교회 이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의제는 신자의 보편적 사제성 곧, 만인사제론이라 불리는 바로 그 개혁이론이다.
여기서 루터는 마치 모든 기독교인이 단지 ‘자기 자신을 위한 사제’(Every Christian is his own priest)라고 주장한 것처럼 그릇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루터의 이 교회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교인이란 바로 ‘타인을 위한 사제’(Every Christian is a priest to others)라는 보편의 정체성이다.
즉 우리는 (만인을 위한) 사제로서 타인을 위해 기도하고 서로의 신앙을 격려하고 인도하기 위하여, 예배를 받으시는 하나님 앞에 담대히 나아갈 가치가 부여된다는 뜻이다.
기독교인 누구도 이 같은 사제적 정체성의 책임을 명예로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그 스스로가 기독교인임을 드러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른바 만인사제론(the Universal Priesthood)이란, 그 만인이 만인을 교회로 하나로 묶어 준다는 뜻이다.
이것을 잘못 이해한 사람들이 ‘너만 목사냐ㅡ’는 호기로 막 내질러 목회자들의 직제를 훼손하지만, 이 보편 원리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이다.
세례가 그 세례자의 도덕적 상태와 아무 상관없이 독자적 구원의 효력이듯, 당신이 비하하고 훼손하는 목회자의 도덕성과는 상관 없이 목회자라는 직제는 여전히 그 만인으로부터 특별한 기름부음의 직임이다.
다윗이 달리 사울을 살려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