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4·15총선, ‘기생충’ 그리고 부활

사물에는 서명(signature)이 있다. 그것은 신호등이나 먹구름 같은 명사적 사물만이 아니라 동사적 환경에도 작용한다. 움베르트 에코는 이르기를 호라티우스(Horatius Cocles)가 야만족을 도시 국가 경계선으로 밀어붙인 덕에 영웅이 되었는데, 그것은 물의 흐름을 가르고 다리로 넘어오려는 신성모독을 근절했기 때문이며, 이는 다리를 대주교 허락 없이는 건설할 수 없었던 서명과 통하는 것이로되,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 역시 루비콘강을 건널 때 신성 모독을 범하고 있음을 분명히 인식한 것과 통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서명자의 서명을 해독하는 것이 해석자의 역할이다. 따라서 나는 2020년 성금요일(Good Friday)을 지나는 이 시점에, 부활일을 앞둔…

오스카 받았어도 기생충은 기생충

유감스럽게도 이 글은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영화 <기생충>을 다시 한번 비판한 글이다. (이전 비평 참조: ‘기생충’ 같은 영화 <기생충>) 오스카 상을 받았어도 기생충은 기생충이기 때문이다. 문득 오스카 상을 받은 역대 수상작 가운데 생물을 모티프로 만든 작시가 무엇이 있을까 떠올려 봤다. 곰을 모티프로 하여 작시한 <레버넌트>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침 흘리는 과장된 연기에도 불구하고 곰이라는 짐승이 갖는 웅장한 서사를 극대화 함으로써 개척 시기의 아메리카 대륙을 잘 표현하였고, 새를 모티프로 작시한 <버드맨>은 지루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한 슈퍼히어로 출신 배우가 (목숨을 건) 실사 연기를 통해…

‘기생충’ 같은 영화 <기생충>

지난 해 5월 25일에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지난 1월 6일자에 골든 글로브상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또 수상했기에 이 영화에 관해 몇 자 요약해 남긴다. 우선 이 영화는 자본에 대한 극한 혐오를 내용으로 안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자본을 과시하는 영화다. 처음 개봉 당시 칸 영화제 수상일자가 5월 25일인데, 국내 개봉은 5월 30일이다. 상 받은 영화니까 입다물고 알아서들 봐라 이거냐? 봉준호보다 시나리오를 잘 다루는 작시가들은 국내 얼마든지 많지만 요즘 한국 영화는 이와 같이 해외 시상을 제작 단계에서부터 기획한다. 그러고는 그 비용을…

Mi Moon (美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