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출산을 위해 잠시 귀국해 계신 자매님이 “다음 주 간에 병원에 들어가면 못 만날지도 모르니…” 라며 아이들에게 기념 선물로 준 천엔 짜리 지폐입니다. 공교롭게도 광복절. 일본과는 풀래야 풀 수 없는 관계임이 확실해지는 것만 같은 요즘 한 장 찍어 올립니다.
미국이든 일본이든 긴밀한 정치적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나라는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반일/반미로 떠들썩하곤 해왔습니다만, 그 때마다 저는 해당 나라에 거점을 두고 사시는 수많은 분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유학생, 취업인, 이민자, 국제결혼, 선교사…
오래 전에 어린이들에게 설교를 한 적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강대국에게 강점당하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보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우리나라 일본 강점기에 있던 몇몇 일화를 얘기했을 겁니다 아마.
일화가 마쳐지기도 전에 저는 그만 아차 싶었습니다. 설교를 듣는 아이들 중에 아버지가 일본인인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그제야 생각해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그 경계 선상에 사시는 분들을 권념하게 되었다는 말이 아니라, 나름대로 권념하며 사느라고 살았는데도 그런 사태에 빠지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사안들을 들여다보면 열불이 나지만, 경계선상에서 자라느라 정체성에 힘들 어린이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때 그건 설교가 아니므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