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관복음에 기록된 예수께서 받으신 시험 가운데 한 가지,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는 마귀의 시험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쓴 글이다.
예수께서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셨다는 본문은 원래 두 줄짜리 간단한 기록이었느나(막 1:12-13)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이에 대해 보다 길고 의미화 된 전승을 택하여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어인일인지 마태와 누가는 예수께서 받으셨다는 이 시험의 순서를 서로 다르게 진술하고 있다.
마태는
1) 돌―떡
2) 성전 꼭대기―뛰어내림
3) 천하 만국― 영광
순으로 되어 있고,
누가는
1) 돌―떡
2) 천하만국―권위와 영광
3) 성전 꼭대기―뛰어내림
순으로 2)와 3)을 바꾸어 기록하고 있다.
이 순서가 바뀐 이유에 대해서는 우선 마태의 ‘예루살렘’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요인으로 들 수 있다. 마태에 따르면 예루살렘은 헤롯이 차지하고 있는 곳이고(마 2:1, 3), 고난을 당하는 곳이며(마 16:21; 20:17), 예수님이 갔을 때 소동하는 곳인데다가(마 21:10), 선지자를 죽이며 파송된 자를 돌로치는 곳(마 23:37)일 뿐만 아니라, 예수를 죽이기로 결의가 된 곳이다(마 20:18).
이것이 누가와는 달리 예루살렘 성 아닌 ‘거룩한 도성’으로 기록한 이유다.
5 이에 마귀가 예수를 거룩한 성으로 데려다가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6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뛰어내리라 기록되었으되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사자들을 명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 하리로다 하였느니라
― 마태복음 4:5-6.
마태와는 달리 누가는 마귀가 뛰어내리라고 한 곳이 명확히 예루살렘 성전임을 명시하고 있다.
9 또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이르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여기서 뛰어내리라
― 누가복음 4:9.
왜냐하면 누가에게 있어 예루살렘은 아직 쓸 만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선 세례 요한의 부모 사가랴와 엘리사벳 부부가 그러하고(눅 1:5-6), 그리고 무명의 늙은 사제 시므온과 여선지자 안나가 바로 그들이다(눅 2:25, 37). 이들은 다 성전을 떠.나.지. 않.고. 있.는. 쓸 만한 사람들이다.
이와 같은 예루살렘에 대한 견해 차이 때문에 마태는 ‘거룩한 성’으로 묘사함으로써 현재의 예루살렘보다는 구약의 유서 깊은 예언의 ‘거룩한 성’과 맥을 같이 한다(느 11:18; 사 482). 그러고는 이야기 결말에 가서 예수님의 부활로 인해 무덤 뚜껑이 열려 일어난 자들이 함께 들어가 증언하는 장소로 ‘거룩한 성’을 제시한다(마 27:53).
자 그렇다면 이제 마귀는 여기서 왜 뛰어내리라고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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