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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ISIS에 의해 이집트 기독교인 21명이 참수되는 것을 보며 문득, 만약에 우리나라의 통일교 교도, 신천지 교도들이 이슬람에 의해 집단 살해를 당하면 어떤 반응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우리나라 기독교인들.

아니, 2007년 7월 분당샘물교회 아프카니스탄 피랍 사태 당시의 반응을 생각해보면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능히 짐작은 할 만하다. 비 기독교인의 경우 탈레반보다는 선교여행을 간 그들을 탓하며 기본적인 동정조차 인색하였다. 오죽해야 기독교 연예인 차인표가 직업상 불리함을 무릅쓰고 “악어들이 득실 되는 어느 강가에 ‘위험’ 표지판이 있음에도 그곳 물에 빠진 아이를 도우러 간 착한 사람들에게 그렇게 해서야 되겠느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극혐의 이단들이 그런 곤경에 처했다면 기독교인들은 당시의 안티 기독교인 역을 하지 않았을까.

이번에 참수된 21명의 이집트인은 곱틱 기독교인(Coptic Christian)들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단성론(monophysitism)을 믿는다.

단성론이란 어휘적인 의미로만 본다면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동시에 내재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신성 또는 인성, 둘 가운데 하나만 내재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곱틱 기독교의 모체인 곱틱 정교회의 경우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단성론자들이(신성이나 인성 중 하나만 믿는) 아니라 그리스도의 인성은 두 개의 성질이 맞지만 육체를 입으시면서 마치 바다에 포도주 풀리듯 신성이 합체되었다는 입장을 갖는다. 이를 단성론 가운데서도 유티키아니즘(Eutychianism)이라고 부른다.

현대 기독교인 중에는 그리스도의 신성, 인성, 이런 구성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으면서 덮어놓고 이단을 박멸하라는 사람도 꽤 된다.

어쨌든 이들 곱틱 기독교도들이 살면서 당해온 박해는 우리가 받은 박해보다 훨씬 오랜 것이고 강도도 심한 것이다. 남자들의 경우 이슬람 여성을 꼬셨다간 그 자리에서 죽임 당할 정도로 고립되어 있으며 공직에도 진출할 수 없다.

그리고 앞서 지난 해에는 ISIS의 등장 덕택으로(?) 이라크에도 교회(Iraqi Christianity)가 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는데 안디옥 교회 루트를 가진 시리아정교회(에베소회의에서 분열되어 나가버린 교회) 쪽 영향이거나 아니면 거의 이들 이집트 곱틱 정교회에서 파생된 공동체일 가능성이 크다.

당시 아프카니스탄 피랍 사태 당시 고 배형규 목사가 난사 당한 직후였는데도 사람들은 피랍 상태에 있는 일행을 싸잡아 비난했다. 분명 우리 동족이었는데도. ISIS는 아마도 세계를 상대로는 공포를 선전하는 효과를 누리면서 이슬람권에서는 이와 같이 어느 정도는 냉소적일 만한 희생양들을 고르는 것 같다. 순교한 21인은 소수자 기독교도인데다가 모두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들이었다.

그나마 이집트 정부는 보복 공습을 감행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이슬람권 왕조들이 연합하여 ISIS를 격퇴하지는 못하고 미국을 용병처럼 쓰려고만 쳐다보는 이유도 그들의 노림수가 끼인 반증이다. 이슬람권 경전에 걸린 Taboo인 셈이다. ISIS가 경전대로 하고 있다는

나는 참수를 당해보지 않았지만 그 느낌이 나에게 있다.
6-7세 때쯤인가 한 두 달 간을 거의 매일을 몸이 기계 톱에 절단이 되어나가는 꿈을 꾸곤 했기 때문에 그 공포감이란…

죽음이 공포를 삼키는 줄 알지만,
공포가 죽음을 삼키는 게 더 맞다.

21명의 곱틱 기독교인은 기독교 순교자인가? 이단 순교자인가?
한국 기독교는 겸손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질의는 한국식 기독교에게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이번에 참수된 순.교.자.는 21명,
당시 고 배형규 목사와 또 한 명의 순교자를 제외하고 살아들어온 생존자 인원수도 2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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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고 배형규 목사의 피살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그의 아버지 배호중 장로께서 출석 교회인 제주 영락교회에서 기도하는 모습. 배목사의 순교 비보보다 이 아버지의 마음을 보기가 더 아렸던 기억.

 
 
 


YOUNG JIN LEE李榮振 | Rev., Ph. D. in Theology. | Twtr | 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 신학과 주임교수 | 파워바이블 개발자 | 저서: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 (2017), 영혼사용설명서 (2016), 철학과 신학의 몽타주 (2015), 자본적 교회 (2013), 요한복음 파라독스 (2011). 논문: 해체시대의 이후의 새교회 새목회 (2013), 새시대·새교회·새목회의 대상 (2011), 성서신학 방법에 관한 논고 (2011). 번역서: 크리스티안 베커의 하나님의 승리 (2020). | FB | Twtr | 개인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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