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의 정식화 된 절기는 아닙니다만, 오늘은 성서일과 전개상 변모주일(Transfiguration)에 해당합니다. 변모. 메타모르포시스 또는 오늘 본문상에서 소개된 동사 메타모르포오(μεταμορφόω)는 매우 중요한 신학적 의제를 지닌 말입니다. 단지 어떤 학문적 의제란 뜻이 아니라 우리 신앙의 여정에 있어 중요한 과정으로서의 명칭이란 소리입니다.
‘사람은 고쳐서 못 쓴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여기서 변모는 고치는 게 아닙니다. 완전한 형태의 변화를 일컫습니다. 우리가 그런 변모 과정을 통과했는지도 숙고해야 할 과제이지만, 이 변모를 거치고서 삼일 후면 곧 재의 수요일이라는 사실도 이 메타모르포오가 무엇을 향한 변모인지 잘 표지합니다. 대개는 누구나 부자로 변모하고 끝내려 하죠.
재 수요일을 앞둔 변모의 시점에 맞추어 쇼트 필름 하나 소개하려고 합니다. 일전에 만든 것인데, 이 작품은 프란츠 카프카의 저 유명한 「메타모르포시스(변신)」를 Hipotálamo라는 단편 크리에이터가 각색한 것으로 제 나레이션을 입혔습니다.
사실 카프카가 말하는 인간 본성에 가장 충실한 메타모르포시스(변신)는 그 시대 실존 문학이 다 그랬듯이 한마디로 벌레다!라는 사실에 천착합니다.
인간 최고의 변신이 벌레다!라는 이 세계관을 오늘 변모주일의 본문 마태복음 17:1-9에 대한 반대 기제로서 소개합니다. 즉 예수님의 메타모르포시스/변모는 그 반대 된 개념일 때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입니다.
제가 이거 한글 자막 번역해 따느라 무척 고생했던 거에요. 한번 감상해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