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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소재로 삼은 여섯 개의 신성한 돌에 담긴 모티프가 흥미롭다.
돌들을 ‘공간’(Space), ‘정신’(Mind), ‘실재’(Reality), ‘힘’(Power), ‘시간’(Time), ‘영혼’(Soul)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전통적인 4원소(물, 불, 바람, 흙)와 비교했을 때 이 6원소를 비물질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4원소는 비록 물질이지만 정신성을 내재한 요소로 보는 것이 전통적 개념임을 감안할 때, 물․불․바람․흙과 겹치지 않도록 따로 구성해서 정신성으로 분류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 글에서는 그 6원소의 긍정적인 관점과 부정적인 관점을 기독교 세계관에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이들 여섯 가지의 긍정적인 모티프를 성서에서 찾아보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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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곱은 베게만한 돌을 세로로 세워놓고 “여기가 하늘 문이요, 하나님의 집이다”라고 인식하였다. 이는 공간/스페이스 스톤에 상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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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이 흘러 궁극적인 하나님의 집을 짓는 행운은 솔로몬에게 찾아왔다. 그는 하나님에게 일천 번의 번제를 드렸을 때 그 응답으로 현현하신 하나님이 소원을 청구하라고 하자 ‘지혜’를 청구하였다. 여기서 지혜는 ‘꾀’가 아니라 ‘이해하는 마음’(לֵב שֹׁמֵעַ)이었다. 이 이해의 마음으로 진짜 엄마와 가짜 엄마를 드러냄으로써 하나님의 집의 불을 밝혔다. 이 ‘이해하는 마음’이 바로 마인드 스톤에 상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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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솔로몬 성전은 영원하지 못했다. 파괴된 것이다. 외부적인 요인으로도 파괴되었지만 내부적 부패로 파괴되었다. 그리하여 영원한 성소로 새로 짓게 된 성전이 이른 바 손으로 짓지 아니한 성전이다. 그러나 손으로 짓지 아니한(Αχειροποιήτου) 성전은 환영이 아니라 실재인 사실은 신체 곧 (그리스도의) 피로써 증명 되었다. ‘살과 뼈’, 그 피가 리얼리티 스톤이다(눅 2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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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역사는 하나님의 자아(Ego) 안에 들어 있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마지막이요 시작과 마침이라”는 말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였다”는 문장에 대한 응답으로, 모든 이야기, 모든 사건, 모든 약속… 그 모든 것이 하나님 문장 안에 들어 있다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에고(ἐγὼ)를 알파(Ἄλφα)와 오메가(Ὦ)로 표지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없다면 모든 것은 없는 것이며, 하나님이 계시다면 모든 것이 있는(I AM) 것이다. 이 에고가 권능(Power)의 원천이 되었다. 이것이 바로 이 영화에서의 파워 스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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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이 창조의 시간에 의거해 전개되는 역사를 우리는 막을 길이 없다. 아버지의 시간 크로노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일한 방도가 있기는 하다. 바로 메타노이아(μετάνοια). 메타노이아는 ‘바꾸다’는 전치사 메타(μετά)와 ‘숙고한다’는 뜻의 동사 노에오(νοέω)가 합쳐서 된 말이다. 즉 생각을 바꾸면 시간을 거꾸로 돌려놓을 수가 있다. 기독교에서는 이를 회개(μετάνοια)라 부르며, 그래서 이 돌은 시간성이기에 타임 스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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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소울 스톤. 소울은 유령이 아니라 생명이다. 개개인이 개별적으로 소지하고 있는 유일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이 유일한 자기 생명을 누구나 아끼고 사랑하게 되어 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이 통증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생명이 소멸되는 까닭이다. 그래서 사랑은 생명이 원천이다. 생명에서 전이되는 것이니까.
또한 이 생명을 원천으로 남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길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이를 사랑이라 부르며, 그래서 “사랑은 여기 있으니”(요일 4:10)라 한 것이다. 자연 상태의 소울이 부모에게서 파생되었다면, 우리의 생명은 하나님이 보내신 아들이 (자기 것을) 내어 준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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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상기의 여섯 가지 돌이 부정적으로 사용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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