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랑스에서 <샤를리 엡도>라는 매거진의 만화가 4명이 피살당했다. 죽은 12명 중 4명이 만화가들이니 만화가들 죽이러 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략 이런 만화를 그린 모양이다.

우선 중앙의 검은 옷, 마호메트로 보이는 사람이
얼굴을 가린채 부끄러워 하며 이런 설명이 달려 있다.
“마호메트는 원리주의자들에 의해 (부끄럼에) 압도되었다”

 

그 다음은 평범한 꾸란의 운조로,

“웃다가 죽지 않으면 태형 100대에 처한다” 라는 말풍선.
그걸 말하는 이 사람(마호메트로 보이는)이 우습게 생겨서라도 웃음을 참을 수 없다.
터번과 코의 조합이 꼭 남성 심볼 같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걸 ‘샤리아-헤브도’라는 이름까지 붙여놨다)

※ 샤리아는 이슬람의 율법이며 규범 체계인데 거기다 회사명을 붙인 것. 회사명 샤를리←샤리아.

끝으로 아래 작가가 들고 있는 이것은 국내에서도 상영한 바 있는 가난한 흑인과 부유한 장애인 백인의 우정을 그린 <언터쳐블>이란 영화 제목을 비틀어 <‘인’터처블 2>라 해놓고선  유대인이 끄는 휠체어에 무슬림이 타고 앉았다. (그러고는 “우릴 놀리지마” 라는 말풍선)

 

우리가 무슬림이 아니면 뭘 이런 걸 가지고~~ 하면서
웃으며 넘기겠지만,
기독교인일 경우 만약 그리스도를 저런 식으로 희화해 그려 놓았다면
여간 불쾌한 게 아니었을 것이다.

 

사실은 이런 그림들이 더 짜증나

 

근간에는 전/현직 대통령들을 빗댄 이미지들이
많이 떠돌아 다니기도 했지만, 자신이 지지하는 대통령의 경우
마치 자신이 모욕 당한 것 같은 반응을 하게 마련이다.

아랫분은 편드는 사람이 없어가지구…

 

게다가 만약 모욕만 있고 풍자(은유)가 없는 경우라면굳이 닭과 코알라는 안 올리겠어
이념과 종교를 떠나 혐오스럽기 짝이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런 경우에 비하면 졸지에 유명을 달리한 이 사람들이 갖춘 은유와 예술성은
세계적이었는데…
이번 테러는 이념과 종교를 떠나 정말 어이가 없고 안타깝기만 하다.
파리 한복판에서 예술가들을 죽이다니… 김지하도 여태 살아있는데

샤를리 앱도라는 이 잡지사는
아예 정체성 자체가 “성역은 없다”였다고…
(잡지 속 내용들은 위에 열거된 표지들보다 훨씬 수위가 높음)

어쨌든 이번 프랑스발 테러는 누구에 의해 자행되었는지 모르지만 만약 자국인이 끼어 있는 테러라면, 과거 10여년 전 영국식 자국인에 의한내 새끼가 나를 치는 열차 테러의 충격이 유럽 전체를 향해 넓고도 깊게 퍼져가고 있다는 또 하나의 반증이 되는 것만은 확실하다.

에필로그.

아이러니하게도 Charb(Stéphane Charbonnier)라는 작가가 그린 그림이 이 비극의 예견이 되고 말았다. 이 카툰에서는 등에 기관총을 걸친 수염 달린 테러리스트를 묘사하고 있는데 아래 헤드라인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Toujours pas d’attentats en France” (아직까진 프랑스에 테러 공격이 없다).

그러자 테러리스트가 말한다.

“Attendez! On a jusqu’a la fin Janvier pour presenter ses voeux”
(기다렷! 우리가 새해 1월 말까지는 선물을 가지고 갈께!)

 

* 위에서 “인터처블2”를 들고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이다.

 
 
 


YOUNG JIN LEE李榮振 | Rev., Ph. D. in Theology. | Twtr | 호서대학교 평생교육원 신학과 주임교수 | 파워바이블 개발자 | 저서: 기호와 해석의 몽타주 (2017), 영혼사용설명서 (2016), 철학과 신학의 몽타주 (2015), 자본적 교회 (2013), 요한복음 파라독스 (2011). 논문: 해체시대의 이후의 새교회 새목회 (2013), 새시대·새교회·새목회의 대상 (2011), 성서신학 방법에 관한 논고 (2011). 번역서: 크리스티안 베커의 하나님의 승리 (2020). | FB | Twtr | 개인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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