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神)과 함께’, 기독교인이 꼭 봐야 할 영화

영화 ‘신과함께―죄와벌’은 누구보다도 기독교인이 꼭 봐야할 영화이다. 무당들이나 쓰는 목검(木劒)의 검기(劍氣)가 난무하고, 지옥의 단층별 사신(死神)들이며, 심지어 염라대왕이 심판주로 등장하는 이 영화를 왜 기독교인이 꼭 봐야 할 영화라 할까. 19세기말 역사적 시각으로 개신교 교리사(史)에 회의적 파문을 일으킨 역사신학의 거장 아돌프 폰 하르낙(Adolf von Harnack)은 그의 역작 ‘History of Dogma’(1885)에서 이런 말을 던졌다. “…도그마(교리)는 모든 교회의 배경에서 존재해왔다. 동방교회는 제의의 공간적 측면을 강조한 바 있고, 서방교회는 교권적 측면을, 그리고 개신교회는 복음서의 본질을 추구하는 면에서 그러했지만 역설적인 것은 개신교회들이 가장 후대 멀리에 위치해…

조개(껍질)에도 영혼이 있을까?―공각기동대

조개(껍질)에도 영혼이 있을까?―공각기동대

    ※ 스포일러는 글 전개상의 필요한 만큼만 있음. 기계나 인공 생명체에도 영혼이 깃들 수 있을까? 이 영화가 던지는 저 실존적 화두를 접하면서, ‘와! 저런 생각을 1990년대 망가(まんが)에 벌써 접목시키다니 역시 일본 애니메이션이야…’ 라고 생각했다가 이내 생각을 거두었다. 왜냐하면 저런 생각은 사실 이미 17세기에 유행하던 인간이해로서(눈치가 빠른 사람은 대번에 데카르트 정도는 떠올릴 것이다), 아니 그보다 무려 2000여 년은 앞서 고대 그리스에서는 아예 인간 자체를 ‘영혼을 가진 기계’로 보는 존재론적 사고가 출몰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아리스토텔레스의 「데 아니마」라는 문헌은 그와 같은 당대…

메릴스트립, “못 생겨서 미안하다”

    이 글은 메릴스트립(Maryl L. Streep)이 영화《킹콩》(1976) 여배우 오디션에서 떨어졌던 날을 회상하는 포스팅입니다. (이 사진은) 내가 영화《킹콩》(1976)에 출현하기엔 너무 못 생겼다는 소릴 들으며 퇴자 맞고 집에 돌아가는 길입니다. 이것은 내게 중요한 전기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하나의 악평으로 인해 내가 배우가 되고자 하는 꿈으로부터 좌절하느냐, 아니면 나 스스로를 독려해 나에 대한 믿음으로 밀어부치느냐 (하는 순간)였던 것입니다. 나는 심호흡을 하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 영화에 출연 하기에 내가 너무 못 생겼다니 유감이다. 그러나 그건 이 수많은 바다 가운데서 한 가지 견해에 불과한…

인턴(2015), 로버트 드니로는 왜 울었을까?

이 글은 영화 《인턴》에 관한 짧은 소고임. 이 영화를 본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로버트 드니로(Robert De Niro)를 좋아하기 때문에. 둘째, 로버트 드니로가 노익장! 멋진 연륜으로 철없는 젊은 여성(Anne Hathaway)의 경영권 방어 같은 것에 결정적 도움을 주는… 머 그런 박진감 있는 영화인 줄 알았기 때문에. 그런데 예상을 빗나가, 약간은 시시한 ‘사랑’에 집중하고 있다. 시시하다는 건 (로버트 드니로를 기대한) 내 예상에 빗나갔다는 뜻이지 재미없다는 뜻은 아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사랑’에 대한 깊은 주제 하나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사랑이 갖는 ‘종류’에…

재즈를 곡해한 영화 위플래쉬(Whiplash)

    친애하는 친구분들이 감동을 많이 받은 영화인데, 위플래쉬에 대해 좀 미안한 비평을 해야겠다. 거기서 나오는 주인공 선생님이 가장 혐오스러워 하는 말, “Good Job!”(참 잘했어요)라고만 말하는 사람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lol~ 위플래쉬(whiplash)는 채찍질이라는 뜻이다. 사람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형편없는 작품이지만 가능성 있는 부분을 캐내어 발견해주고 그곳을 집중적으로 칭찬해주는 방법 하나,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탁월한 작품이지만 그 부분을 못 본척하고 잘 안 되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들춰내 채찍질 하는 방법이다. 위플래쉬의 선생이 바로 후자이다. 그는 밴드 지휘에…

19-20c 신학과 교회를 침몰시킨 예수의 자의식

19-20c 신학과 교회를 침몰시킨 예수의 자의식

    어벤져스(2015)를 관람했다. 이야기 구조와 편집이 엉망이라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전투 장면 뒤로 보이는 ‘즉석 떡볶이’라는 글자나 필리핀 따갈로그 처럼 들리는 우리말은 반갑기보다는 내가 사대주의자임을 각인시킬 뿐인 영화. 그런데 딱 하나, 매우 흥미로운 개념 하나가 내포되어 있는 걸 보고서 깜짝 놀랐다. 그걸 설명하려면 이야기를 조금 ‘스포’해야 한다. 스포주의!   (1) 단독자 Vs. 독단자 어벤져스를 통한 지구 방위의 한계, 그리고 같은 어벤져스 친구들의 전멸을 예지한 아이언맨/ 스타크는 보다 향상된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한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이미 자신이 사용해온 ‘자비스’라는 충실한 프로그램이…

국제시장(2014)과 모노게네스(요 1:14, 18)

  이 글은 국제시장(2014)에서 묘사된 아버지 상을 통해 기독교 성서에 나오는 모노게네스 곧, ‘독’(獨; only) 또는 ‘독생’(獨生; only begotten)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작성한 글이다. 우리말 성서에는 대개 이것이 ‘독생자’라고 번역되어 나온다.   그러나 독생자(獨生子) 라는 말은 엄밀한 의미에서 그릇된 번역이다. ‘독자’ 또는 ‘외아들’을 연상 시키는 이 말은 모노게네스(μονογενής)를 번역하는 과정에 영미권에서 only begotten으로 번역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서 비롯된 사실상 오역에 가깝다. [* begotten: beget/‘자식을 보다’의 과거분사] ‘아들’ 또는 ‘Son’은 다 의역에서 나온 표현이다. 모노게네스는 결코 only begotten(자식을 보다)의 어원이 될…

「인터스텔라(2014)」를 기독교인이 감상하는 법

    여기에는 이 영화에 은폐된 고도의 이해를 꺼내오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포함된 스포일러가 담겨 있다. [(1)~(5)까지는 플롯을 전치하고, (6) 이하부터 해석하는 구조이다.] 관람 전에 읽어야 하느냐 후에 읽어야 하느냐를 묻는다면 전자를 추천하지만, 이에 무례할 정도로 몰이해 한 사람도 있어 스포일러 유무에 관한 다음 견해를 우선 첨부 한다.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사람들이 모두 읽었더라면, 영화 <장미의 이름>(1986)은 흥행에 좀 더 성공했을 것이다. 패트릭 쥐스킨트의 <향수> 역시 문자는 읽지 않은 사람들이 영화 <향수>(2006)를 무슨 포르노인 줄 알고 보았고, 기억의 잔상에도…

선오브갓(2014)을 나더러 만들라면

    지난주 <선오브갓>(2014)에 관한 기고를 하나 냈다. 어떤 웹진의 요청에서였는데 영화 실제 내용보다는 ‘플롯’이란 개념에 대해서만 좀 언급했다. 기고문: http://www.crosslow.com/news/articleView.html?idxno=1837   종려주일. 이 ‘호산나’ 플롯의 핵심은 <배신>이다. 배신 해본 적 있는가? 아니면 배신을 당한 경험이 있는가? 대부분 배신을 당했던 것만 말하지 자기가 배신한 건 잘 말하지 않는다. 특히, 누구보다도 배신의 방점을 찍었던 인물이 자기를 배신한 인물들만 손가락 꼽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배신자 유다. 성서의 고난 플롯을 주도하는 인물군은 바로 이 (1) 가룟 유다를 포함해 (2) 가야바 (3) 빌라도로 집약된다. 자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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