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동학 란(亂)이 될뻔한 종교개혁

개혁과 혁명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은 제도로의 복귀 또는 제도로서의 복원에 달려 있을 것이다. 루터의 진정한 개혁의 자리(setting in Reformation)는 가톨릭과의 배타적 관계보다는 농민과의 관계에서 빛난다. 소작농은 루터의 개혁에 있어 든든한 하부 토대(플로레타리아트)였지만 루터의 과(過)를 말할 땐, 정작 이들의 혁명을 외면하였다고들 말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제후들은 루터의 이름을 빌려 그들 가운데 약 6000명을 처형했다고 전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루터가 농민들에게 어떤 절절한 심정을 가졌는지를 헤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루터가 직접 쓴 글을 다 읽지는 않고들 말하기 때문이다. 이는 종교개혁이 동학 수준으로 끝날…

독일의 통일 과정에서 공산주의자 청산문제

독일의 통일 과정에서 공산주의자 청산문제

남북한 간의 연이은 평화 회담과 종전선언에 집착하는 남한 정부의 현 평화 정책을 대하면서 일반 소시민은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이 평화의 기조에 선전물로 등장하는 과거 서독과 동독의 통일이 실제로는 우리의 기조와 전혀 다른 어젠다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인은 대개 베를린 장벽이 어느날 갑자기 무너져서 통일을 이룩한 줄 알지만 반드시 청산해야만 하는 문제를 독일은 알고 있었다. 그것은 ‘공산주의자 청산’의 문제이다. 이를테면 동독의 비밀경찰의 행적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이념 아래 자행된 수많은 정치 재판의 오류를 어떻게 복권시키고 또 그 피해자들에게 보상할 것인지, 이러한 문제들은 평양…

타긴 테트(tagin ט)

이 그림은 히브리어 알파벳 중 ט(테트)를 장식으로 꾸민 그림이다. 히브리어 문자를 저런 타긴(תגין, 왕관)으로 장식하는 도안은 아모라임 시대(약 AD 200-500경)에 고안된 이후 다소 조악한 해석에 응용되곤 하였다. 히브리어로 숫자 9가 바로 이 알파벳 테트(ט)인데, 픽토그램화 하여 꼬부라진 뱀으로 기호화 한 것이다. 유대교의 카발라에서는 이 ט를 이중의 의미로 여긴다. 악(惡)의 개념일 때는 꼬부라진 뱀의 형상이고, 선(善)의 개념일 때는 절하는 왕관 쓴 사람의 형상이다. 일종의 숫자를 신비화 한 것이다. 이러한 수비학은 타고난 재능이 있을 때에만 적절한 해석을 가할 수 있다. 바코드를 숫자화…

이승만 타임지 커버 스토리 2편

이승만 타임지 커버 스토리 2편

오늘 8.15는 전 같지 않을 텐데 이승만 TIME지 커버 스토리 속편을 번역해 올린다. 이승만이 TIME 커버 모델이 된 것은 총 2회이다. 한 번은 1950년 10월 16일 그러니까 6.25가 터진 뒤 3개월 후. 그리고 또 한 번은 1953년 3월 9일, 즉 정전협정 4달 앞두고서이다. 전편은 앞서 번역을 https://goo.gl/BWvMDJ 해두었는데, 속편은 시간이 없어 미루고 있다 이제 올린다. 같은 기자가 쓴 것이다. 1) 지금 우리 상황을 예언처럼 진술하고 있다. 2) 자유주의 미국 기자 입장에서 독재자 이승만을 가감 없이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3) 따라서…

‘탈북자 송환 요구’에 기독교는 왜 궐기하지 않는가

탈출은 기독교 패러다임의 근간이다. BC 15세기 이집트 천민이었던 히브리 민족의 탈출기는 유대교와 기독교 신앙의 원형이 되었다. 그로부터 1천여 년이 흐른 BC 586년 남 유다의 멸망 이후, 바벨론에서 무려 70년간이나 뿌리를 내린 유다 민족이 3차에 걸친 본토로의 이주를 탈출로 이해한 것은 그들이 사실상 이집트 탈출기의 편찬자인 동시에 독자였던 까닭이다. 이들이 탈출하면서 가졌던 은밀한 식탁 연회는 유월절이라는 유대교·기독교를 관통한 유서 깊은 절기가 되었으며, 탈출 직후에 직면한 고난은 그리스도께서 받은 광야 시험의 예형으로 제시 되었다. 뿐만 아니라, 탈출을 기호하는 가장 중요한 사건인 홍해…

이스라엘인, 히브리인, 유대인은 같은가 다른가?

‘이스라엘인’, ‘히브리인’, ‘유대인’은 같은 말인가? 다른 말인가? 사실상 이음동의어로 사용하고 있고, 또 역사적 문맥에서도 이 셋은 동일한 의미로 서술되지만 각각의 고유한 의미는 다른 것이다. 이 ‘다르다’는 사실은 ‘같다’는 사실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왜 중요한가 살펴보자. 1. 이스라엘인 이스라엘이라는 말은 ‘그가 다투다’, ‘싸웠다’, ‘힘썼다’는 동사 사라(שָׂרָה)에서 비롯된 ‘이스라’(יִשְׂרָ)와 하나님의 칭호 ‘엘’(אֵל)이 합쳐서 된 말이다. 즉 “그가 하나님과 싸웠다” 또는 “하나님과 다투었다”는 뜻이다. 하나님과 어찌 싸우고 다툴 자가 있겠는가. 그 만큼, (하나님과) 승부로서의 강력한 은유가 내포된 것이다. 즉, 이스라엘이라는 명칭은 하나님과 투쟁하는…

트럼프의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 보다 중요한 것

지난 12월 6일 도널드 트럼프 미 합중국 대통령은 현재 이스라엘 텔 아비브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김으로써 세계 각 나라로 하여금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수도임을 인식하도록 하겠다’는 20년 전의 미 의회 법안을 전격 단행하여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의 수도”임을 공식 천명하였다. (관련 선언문 참조) 이러한 조처는 유대인 당사자뿐 아니라 전세계 기독교인, 특히나 이스라엘의 회복을 언제나 종말론적 관점에서 수용하려는 기독교인에게는 모종의 어떤 역사의 수레바퀴로 인식되는 양상으로 비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그 감동적인 역사적 선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우선…

크리스마스 트리의 유래와 도끼만행사건

크리스마스 트리 유래 이교도 전승인가 교회 전통인가 전승의 보편성과 기호 상징 해석 대한민국 판문점 도끼만행사건과의 기호 호환성 크리스마스 혹은 그 상징으로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관한 유래는 대개 이교도 전통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리하여 교회 전통으로 들여놓기에 불경스럽게 여기는 정서도 있지만, 어떤 교회사적 전승 하나가 전통으로 수용되기까지는 그 상징과 기호의 호환이 일으키는 보편성을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여러 전승들이 있지만 다음과 같은 전승의 상징이 일으키는 호환관계를 그 예시로 제시한다. § 7세기 잉글랜드에 윈프리드(Winfrid)라는 소년이 있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의 반대에도 베네딕트 수도회에…

세속 이스라엘(Secular Israel)에 관한 오해들

세속 이스라엘(Secular Israel)에 관한 오해들

세속 이스라엘, 세속 유대인, 동성애 랍비, 흑인 유대인, 현대적 의미로서의 유대인 또는 이스라엘 시대의 극단적 절망은 모든 면에서 급진적 종말 색체를 띠기 마련이다. 유대인이 유대인에게 그랬듯이, 초기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인에게 그랬듯이, 이 시대 우리 사회도 곳곳에 그 급진성이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는 사회 대로 ‘적폐’라는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그 맞수들을 색출해 내고 있는가 하면, 종말론적 종교는 그 종교 대로 배도자의 이름을 난발함으로 자신의 맞수들을 색출해내고 있음이 그것이다. 이를 테면, 이른바 세대주의 내지 고토신학 추종자들은 ‘이스라엘’ 또는 ‘유대인’이라는 술어의 원용적 의미를 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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